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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리뷰

월령검제 - be인기작가

by 얼음렌즈 202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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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정확한 리뷰를 하기 위해 중요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가 : be인기작가

작가의 다른 작품 : 술사귀환(완)

장르 : 무협

진행 상황 : 총 250화 /연재중

소개글 :
그 순간, 머릿속에 벼락이 쳤다.

있었다.

금전, 지위, 명예, 그리고 안온한 여생까지 모조리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지닌바 권력은 무림맹주 못지않게 거대한 반면 짊어져야 할 책임과 의무는 거의 없다시피 한,

불공평의 대명사와도 같은 직함이.


“무림맹의 원로!”


확신이 들었다.

내가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되돌아 온 건 무림맹의 원로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기 위해서임이 분명했다.

 

 

 

 

 

 

 

월령검제

 

 

 

 

 

줄거리 :
마교 교주의 제자 연소운은 자신을 질투한 사형제의 흉계에 빠져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죽음의 순간, 어째선지 연소운은 자신이 마교에 강제로 입교하러 끌려가던 순간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삶을 살게 된 그는 지긋지긋한 마교에 가는 대신 무림맹의 원로가 되어 기득권 계층의 삶을 살고자 결심한다.

 

 

 


장점 :
일단 이 소설은 주인공의 목표가 정파의 정치적 적폐세력인 원로가 되려는 것이 특징입니다.

무림맹의 원로가 되려면 정파 명문대파들의 지지를 받는 맹 소속 무인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기에 자연스럽게 주인공은 명성을 떨치고 무림맹에 가입해서 활동하고자 결심하죠.

그래서 주인공은 과거의 기억을 활용해 정파 고수의 무공을 전수받거나, 비동을 털거나, 마교의 암중계략을 망침으로써 명성을 떨치는 등 비교적 순조롭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일반적인 정파 협객물 스토리와 비슷하지만 그 동기가 전혀 다르다는 점이 아주 신선하더군요.

어디까지나 연소운은 원로가 되기 위한 발판을 다지기 위해 협명을 떨치는 것이기 때문에 속마음은 전혀 협객이 아니죠. 물론 인면수심의 악당인건 아니고 그저 행동거지와 말투를 협객처럼 꾸미는 것일 뿐이긴 합니다.

이 외에도 주인공은 무림맹 내에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입맹 전에 무림맹의 원로들과 만나서 뒷돈을 주거나 업적을 나누거나 하는 식으로 친분을 다져놓죠.


두 번째로 정파에 대한 보편적인 클리셰 비틀기가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들만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죠.

먼저 마교에 잡혀가던 순간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그 자리를 가까스로 탈출한 뒤 만장세가라는 가문에서 잠시 살게 됩니다.

그곳에서 가주의 딸이 주인공에게 자기 편이 되어달라고 하는걸 주인공은 앞에선 알겠다고 하더니 뒤로는 곧바로 총관에게 일러바치고 이중첩자가 되어버리더군요.

그 덕분에 가문 내에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가주의 딸은 어딘가로 팔려가듯 시집을 가게 되고, 주인공은 내 알 바 아니라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만장세가를 곧 떠나버립니다.

일반적인 정파 주인공 클리셰에 따르면, 이런 경우 주인공은 가주의 딸을 도와서 같이 입지를 확보하는 행동을 할 텐데 이 소설은 그런게 없어서 신선했죠.

적당히 거리를 둔 태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면서 만장세가 역시 자신이 무공과 돈을 필요한 만큼 모으는 수단으로 쓰고 그냥 떠나버린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으론 앞뒤 꽉 막힌 오만함 덩어리 정파 후기지수의 변화입니다.

화산파의 노고수를 만난 연소운은 그의 제자를 동료로 받게 되는데, 이 제자는 헛소리 하면서 나대다가 소설 주인공에게 두들겨 맞고 죽거나 원한을 품는 그런 전형적인 정파 후기지수 캐릭터더군요.

연소운은 이 화산 제자를 두들겨 패면서 이리저리 끌고다니며 부하 역할로 써먹는데, 그 과정에서 화산 제자는 자신이 오만하고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고 철이 들게 되죠.

보통 정파 후기지수는 처음부터 멀쩡한 캐릭터가 나오거나 아니면 주인공에게 얻어터지고 퇴장하는 역할인 캐릭터가 일반적인데 이 소설처럼 앞뒤 꽉 막힌 벽창호가 철이 드는 경우는 처음 봐서 아주 신선했습니다.

 

 

 


단점 :
일단 연소운은 무림맹 원로가 목표인 탓에 이미지 관리를 해야해서 성가신 상황에서도 막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정파의 인물들과 시비가 붙거나 이해관계가 얽혔을 때가 바로 이런 경우인데, 주인공이 힘으로 상대를 찍어누르거나 내키는 대로 상황을 돌파하지를 못하더군요.

원로가 되고 싶다는걸 밝히지 않았으니 대외적으로 주인공은 협의심 가득한 신진고수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데, 기분 나쁜 상황이라고 해서 막 들이받았다간 이 이미지가 깨져서 목표를 달성하는데 차질이 생기겠죠.

이런 이유로 주인공은 정파의 배분 높은 사람들을 상대할 때 꽤나 골머리를 앓습니다.

또한 주인공이 왜구를 물리쳐서 사람들을 구하고, 마교의 계획을 저지하며 요인을 퇴치하는 등의 분명한 업적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질투쟁이들이나 각종 이해관계에 얽힌 정파 인물들과 이런저런 시비가 자꾸 걸리더군요.

개연성 없거나 하는 그런 전개는 아니지만 스토리가 의도적으로 정파 인물들 때문에 주인공이 곤란해지는 상황을 만든다는 점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독자에 따라선 충분히 납득 가능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그 다음으로는 주인공이 아직 별로 강한 편은 아니어서 마교를 상대하는데 문제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후기지수 수준에서 화경이면 무림에서 봤을 땐 굉장히 강력하고 성장도 빠른 편에 속하지만 결국 주인공이 상대할 적은 현경 수준인 마교의 최고수들이라는게 문제죠.

경지나 무공이야 나중 가면 강해지겠지만 현재 시점만 놓고 본다면 연소운은 마교 고수를 상대로 실컷 두들겨 맞고, 계략에도 어느 정도 당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다지 움직임이 순조롭다고만 할 수는 없겠더군요.

과거 마교 시절 교주조차 능가하는 재능이라며 칭송받았다는 묘사도 있었던 만큼 회귀 이후의 모습이 아무래도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이 부분 역시 제가 강력한 먼치킨 주인공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 읽는 사람에 따라선 별 문제 없이 자연스럽게 읽힐 수도 있습니다.

 

 

 

 


총평 :
정치적 적폐세력이 목표인 주인공과 정파 클리셰 비틀기가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던 소설이었습니다.

대략 초중반부까진 주인공이 과거 기억 활용해서 이것저것 하는 내용이 재밌었지만 뭔가 은근슬쩍 계속 정파 인물들과 시비가 붙거나 주인공이 까다로운 상황에 처하는 전개가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죠.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먼치킨 주인공이 상황을 주도하는 전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거고, 다른 분들은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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