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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리뷰

철혈검가 사냥개의 회귀 - 레고밟았어

by 얼음렌즈 2020.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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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정확한 리뷰를 하기 위해 중요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가 : 레고밟았어

작가의 다른 작품 : 닳고닳은 뉴비(완), 낯선 배우(완), 히어로 킬러(완), 주인공이 음식을 숨김(완), 데우스 엑스 마키나(완), 재벌강점기(완) 등

장르 : 판타지

진행 상황 : 총 339화 /연재중

소개글 :
토사구팽(兎死狗烹).

최후의 순간 버려졌던 사냥개가 돌아왔다.

'......40년 전인가.'

이제는 사냥감이고 주인이고 다 물어 죽이리라.

 

 

 

 

 

철혈검가 사냥개의 회귀

 

 

 

줄거리 :
철혈검가 바스커빌에서 태어나 도구와도 같은 처참한 삶을 살다 결국 버려지고 처형당한 비키르 반 바스커빌.

그러나 죽음의 순간 무슨 이유인지 그는 갓 태어났던 아기 시절로 회귀하게 된다.

다시 삶을 살게 된 비키르는 이번에야말로 가능한 모든 것을 챙기며 전생의 비참한 삶을 살지 않기로 결심한다.

 

 

 


장점 :
-익숙해서 접근성이 좋은 회빙환 설정

비슷한 설정의 다른 판타지처럼 이 소설 역시 힘든 삶을 살았던 주인공이 회귀, 빙의, 환생을 하면서 새로운 삶을 갖게 되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만큼 자신이 갖고 있는 미래의 지식을 활용해 최대한의 이득을 챙기며 빠르게 성장하죠.

워낙 비슷한 소설이 많아서 그런지 익숙한 설정과 도입부 덕분에 정주행을 시작하는게 상대적으로 수월하더군요.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아도 일단 첫 장을 넘기는게 무난하는건 제 입장에선 그래도 충분히 장점으로 꼽을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거 말고도 주인공이 독하고 행동력이 있다거나, 머리를 좀 쓴다거나 하는 자잘한 부분도 꽤 괜찮긴 했지만 장점으로 굳이 꼽을 정도까진 아니라고 생각해서 더 적지는 않겠습니다.

 

 

 


단점 :
1. 갓 태어난 아기에게도 말도 안되는 짓을 하는 바스커빌 가문

바스커빌 가문은 철혈검가라는 이름답게 가문 구성원이 한가락 하는 실력자들로 가득합니다.

특히 그중 바스커빌의 직계 혈통은 아기 때부터 철저한 훈련과 평가를 통해 길러지는데, 심지어 갓난아이 때부터 등급을 매기고 고문에 가까운 짓을 하더군요.

통과의례로 칼날이 가득한 언덕을 기어서 강에 몸을 담가야 하는가 하면, 아기인 주인공을 죽이려고 뱀을 요람에 풀어놓는다든가, 초등 저학년 나이대의 아이들을 마물이 있는 장소에서 서바이벌을 시킨다든가 하는 짓들이 바로 그것이죠.

바스커빌 가문의 정식 기사단 인원들도 이런저런 임무 때문에 전사하는 경우가 꽤나 있는데 이런 식으로 애기 때부터 사망률이 적잖은 훈련과 교육과정을 진행하는데도 가문이 멀쩡히 굴러가는게 신기하더군요.

외부 인원을 영입하는 경우가 많은 건지 아니면 이 정도의 사망률로는 간에 기별도 안갈 정도로 그냥 사람 수가 엄청 많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현실적으론 말이 안되는 내용이 있지만 그냥 판타지니까 그러려니 하면서 봤습니다.


2. 한자 문화권 세계관도 아닌데 남발되는 한자들

가끔 판타지 소설을 볼 때 한자로 된 단어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한 고증과 개연성을 따져본다면 오류가 되는 부분이 종종 있더군요.

이 소설도 마찬가지인데, 대표적인 것들이 측천무후라는 별호나 각 가문에 붙은 수식어인 철혈검가, 신앙성가 같은 단어들, 그리고 언더독 시 시청의 이목지신이라는 글귀 등이 있죠.

집정관 같이 한자지만 영어로도 명백하게 뜻이 존재하는 단어는 문제가 없지만 측천무후라는 단어나 이목지신이라는 사자성어는 영어로는 대체할 수가 없습니다.

나레이션으로야 무슨 한자를 쓰건 문제가 안되는데 한자 문화권도 아닌 판타지 세계 인물들이 한자를 너무 자연스럽게 쓰는게 좀 그렇더군요.

다만 뭐 심각한 부분은 아니라 그냥 이런 단점도 있다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3. 이해할 수가 없는 화폐 설정

주인공 비키르는 가문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언더독 시로 부집정관으로 임명되는데, 그가 도시의 적폐세력을 청산하기 위해 한 첫 행동이 바닥에 말뚝을 꽂고 이걸 뽑은 소녀에게 100억 골드를 준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100억이라는 숫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는데, 도대체 얼마나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면 100억 씩이나 되는 돈을 저렇게 대충 줘버리고 암흑가와 적폐세력을 청산하면서 압수한 돈으로 그 공백을 해결했다고 대충 넘어갈 수 있는 걸까요?

거기에 언더독 시 권력가 자녀들이 사치를 부리는 사교 클럽에서는 병당 1억이 넘는 술들이 한가득 등장하고, 이 클럽 대실료는 6시간에 1천만 골드입니다.

현실에서도 일부 물품에 한해서는 저렇게 비싼 경우가 분명히 있지만 지폐나 전자화폐도 아니고 현물인 금을 주조해서 화폐로 사용하는 판타지 세계에서 저런 말도 안되는 단위의 금액이 무슨 휴지조각마냥 왔다갔다 하는게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아무리 판타지고 스토리상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지만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단위가 말이 안됐습니다.


4. 뜬금없는 바스커빌 가문 선역화

주인공 비키르는 과거 도구처럼 부려먹히다가 전쟁이 끝나자 마족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쓰고 처형당합니다.

그 탓에 소개글도 그렇고 묘사 상으로도 그렇고 주인공이 현 가주인 휴고 바스커빌과 휘하 바스커빌 가문에 상당히 적대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자 가주를 포함해 가문의 모두가 자신을 가문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보며 좋게좋게 대하는 상황이 되어버리죠.

전 처음엔 주인공이 강해지면 가문의 수뇌부를 숙청하고 권력을 차지하거나, 가문을 아예 떠나거나, 아니면 가문을 멸망시키거나 할 줄 알았는데 스토리가 이렇게 흘러가니까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초반부를 보면 마치 주인공이 반드시 무너뜨릴 악의 축 마냥 묘사하더니 뭐 어느샌가 그냥 좋은 주인공의 기반이 되어버리더군요.

뭔가 상당히 김빠지고 껄쩍지근한 전개라 많이 아쉬웠습니다.


5. 재미없어진 스토리

주인공이 가문에서 입지를 나름 다진 시점에서 어떤 사고로 인해 주인공은 야만족의 부락에 노예가 되어 갇히게 됩니다.

심한 부상을 입었을 때 잡힌 터라 회복하면 탈출하겠지 싶었는데 그러지도 않고 몇 년을 머물며 그 부락에서 이런저런 사건을 해결하면서 명성까지 떨치게 되죠.

나중에 마족과의 전쟁 때 주인공 세력으로 활용하려고 이런 스토리를 넣은 것 같지만 개인적으론 재미가 없더군요.

또한 야만족 스토리 이후 주인공은 판타지의 정석 클리셰중 하나인 아카데미에 입학합니다.

여기서도 바스커빌 가문 아닌 척 활동하며 자기 목적을 위해 몰래 이리저리 움직이죠.

물론 이 두 에피소드는 스토리상 중요한 내용이 있고 필요한 전개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재미가 없었습니다.

 

 

 

 


총평 :
초반엔 익숙한 회귀 설정과 클리셰 덕분에 비교적 재밌게 읽을 수 있었지만 점차 재미가 없어져서 아쉬운 소설이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적인줄 알았던 휴고와 바스커빌 가문의 뜬금없는 선역화에 어처구니가 없던 화폐 단위까지 황당한 부분도 있었죠.

자잘한 단점은 다 넘어간다 치더라도 결정적으로 야만족 스토리는 재미가 없었고, 아카데미 스토리는 진부하고 뻔해서 흥미를 팍 식게 만들더군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취향이 안 맞아서 그럴 뿐이지 소설 자체는 충분히 재밌으니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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