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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리뷰

선역 - 이근

by 얼음렌즈 202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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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정확한 리뷰를 하기 위해 중요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가 : 이근

작가의 다른 작품 : 일념영원(번역본 연재중), 아욕봉천(번역본 연재중)

장르 : 무협(선협)

진행 상황 : 총 1573화 /번역본 연재중

소개글 :
하늘의 뜻을 거스르며 천지를 진동시키는 존재,

차원과 별들을 넘나들며 영생을 누리는 자, 신선(神仙).
복수를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최강의 신선이 되어야만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보통 사람들과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신선(神仙)’이 공존하는 세계.

평범한 소년 한제는 신선이 되기로 결심한다. 허나 신선계는 힘이 곧 법인 약육강식의 세계.
어느 날, 한 강력한 신선에게 부모님을 비롯해 일족이 몰살당하고 그 자신도 육신을 잃은 채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제는 복수를 결심한다.

이제, 천지를 피로 물들일 한제의 복수가 시작된다.

 

 

 

 

 

 

선역

 

 

줄거리 :
수련자 이한제의 생존과 복수, 연인을 위한 수행과 모험기

 

 

 


장점 :
먼저 이 소설은 '학사신공'과 비슷한 느낌으로 선협물 스토리의 정석을 따라갑니다.

주인공 이한제는 일반인이었지만 우연히 어떤 구슬을 줍고, 대산파에 들어가서 본격적인 수련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 이후부터는 적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거나, 조용히 오랜 시간 폐관수련을 하거나, 비밀이 가득한 공간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등 선협물의 클리셰라고 할 만한 스토리가 전개되죠.

이 부분은 사실 선협 소설이라면 워낙 비슷비슷하니까 너무 뻔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특별히 장점도 단점도 없는것 같더군요.

선협에 익숙하거나 모험물을 좋아한다면 비교적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주인공 이한제가 수련을 하는 과정에서 삶과 죽음, 가족에 대한 사랑, 복수, 인연 등등 인간적인 속세의 감정과 고뇌를 통해 도를 깨닫게 됩니다.

일단 소설 초반부 내용에 의하면 본격적인 수련자가 되기 위해선 인간적인 감정을 버리고 속세와의 연을 끊고 수행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나오죠.

그러나 주인공 이한제는 부모님에 대한 정과 사랑을 끊을 수 없었고, 이후에도 이모완과의 사랑이나 사도환과의 우정 등 정신적인 교류를 놓아버리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결국 경지를 올려 강해져서 봉계 지존의 자리에도 올랐으니 수련자의 길에 정답은 없다는걸 보여주는 셈이죠.

사실 애초부터 수련자들의 세계는 강자가 약자를 사실상 대놓고 약탈하는게 당연시되는 약육강식의 세계고, 그 수련자들은 보물과 공법, 단약 등을 위해서라면 살인, 약탈 등 온갖 짓을 다 해댑니다.

속세의 연을 끊어서 된 것이 누구보다 탐욕스러운 수련자라니 결국 저 말은 모순인 셈이죠.

실제로 극초반부에 잠시 나온걸 제외하면 그 이후로 저 문구는 아예 등장하지 않으니 수행을 위해 속세와 연을 끊어야 한다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 돼버립니다.

아무튼 이런 야생 뺨치는 살벌한 수행계에서 주인공 이한제는 자신을 노리는 다른 수련자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가족을 죽인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늘의 섭리를 거역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살리기 위해 끝없이 수행하고 강해집니다.

화신기에 올라가기 위해 일반인의 삶을 살 때, 아들 이평과 일생을 살 때, 꿈 속에서 대학자로서의 삶을 살 때 등등 여러가지 속세의 경험을 통해 이한제가 중요한 단계를 넘어서서 한층 더 강해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재미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되네요.

 

 

 

 

단점 :
1. 끝없는 파워 인플레이션

선협, 특히 중국 무협이나 선협 소설의 보편적인 문제인데 경지가 너무 많고 세분화되어 있어서 파워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이 소설의 경지를 써보자면

1단계 : 응기, 축기, 결단, 원영, 화신, 영변, 문정

1단계와 2단계 사이의 경지 : 음의, 양의

2단계 : 규열, 정열, 쇄열

3단계 : 공열, 공령, 공현, 공겁

이렇게 나뉘는데, 각 경지는 초기, 중기, 후기로 또 나뉘고 2단계와 3단계 사이에 천쇠가 있고 공현기와 공겁기 사이에 현겁이라는 9가지 단계가 또 있는 등 정말 경지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렇다보니 주인공이 축기일땐 원영기부터 범접하기 힘든 고수처럼 묘사하다가 막상 주인공이 원영기 되고 화신기 되고 하면 그 윗 단계의 수련자들이 우르르 튀어나오죠.

주인공의 고향 행성인 주작성에선 문정기가 최고 경지더니 다른 행성으로 가면 쇄열기로 높아지고, 나중엔 주인공이 사는 우주 외부의 3단계 수련자들이 등장하고 마지막엔 또 그 바깥의 선강대륙이 나오면서 공겁기 수련자가 쏟아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얼른 강해져서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죄다 두들겨 패고 다니는걸 좋아하는지라 이렇게 긴 분량의 소설인데도 주인공이 스토리 전체에 걸쳐서 천천히 세지고 강해지다보니 정말 답답하더군요.

물론 주인공이 동급 이하와 근접 경지의 수련자들은 가볍게 썰고 다니긴 합니다만 그보다 더 센 수련자들이 나오면 똑같이 위기에 몰려서 도대체가 강해지긴 한건지 영 체감이 안가서 이 부분이 별로였습니다.


2. 원패턴 위기상황 연출

파워 인플레이션과 맞물리는 맥락의 단점인데, 주인공이 맞이하는 위기상황이 맨날 똑같습니다.

보물찾기를 하든 원한관계를 맺었든 주인공보다 더 강한 수련자들이 주인공을 공격하는 상황이 바로 그것이죠.

주인공은 반항을 하거나, 반항조차 못할 정도로 상대가 강력하면 도망치거나 하는데 끝끝내 상대방의 허를 찔러 한방 먹이고 그를 죽이거나 혹은 도망치는데 성공하거나 합니다.

이 소설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선협 소설은 주인공이 동급 이하의 수련자들은 압도할 수 있고, 자기보다 1~2단계 더 높은 수련자들까지도 상대할 수 있다는 설정이 보편적이죠.

다만 3~4단계 이상 높은 수련자들은 어떻게 버틸 수는 있지만 이기진 못해서 결국 도망쳐야 합니다.

따라서 주인공이 축기, 결단일 때는 원영, 화신 수련자들에게 쫓기고 문정, 음의, 양의일 때는 정열, 쇄열 수련자들에게 쫓기고 쇄열기가 되니 이젠 3단계 수련자들이 공격합니다.

스케일도 점점 커져서 처음에는 주작성이라는 행성, 그 다음엔 그보다 큰 행성인 천운성, 우주의 한 구역인 나천성역, 성역 4계가 모인 봉계와 그 계외인 태고 성신, 마지막엔 봉계와 계외가 담겨있는 동부가 있는 거대한 세계인 선강 대륙까지...

아무리 이런저런 설정과 스토리가 있다고 하지만 선강 대륙이 나온 부분에선 도대체 어디까지 스케일을 키울 건지 황당하더군요.

봉계와 계외 태고 성신 스케일까지만 해도 3단계 수련자는 수련자들의 왕이라고 묘사할 정도로 강력하고 수가 아주 적은 존재로 나옵니다만 선강 대륙이 등장하고부터는 공현기는 기본에 공겁기도 초중후기 아주 그냥 바겐세일 하듯 죄다 쏟아져 나옵니다.

당연히 주인공은 문정기든 쇄열기든 공령기든 적에게 쫓기고 도망다니는게 일상이 되어버리죠. 솔직히 너무 똑같아서 보다가 지겨워질 정도였습니다.

 

 

 

 


총평 :
'학사신공'과 비슷하게 선협의 정석이라고 할 만한 소설이 아닌가 합니다.

세분화되고 엄청 많은 경지, 점점 커지는 스케일, 보물찾기와 추격전 등등 선협의 클리셰는 몽땅 포함되어 있죠.

단점으로 파워 인플레이션과 원패턴 위기상황 연출을 꼽긴 했습니다만 이 부분은 '학사신공'에서도 똑같이 있었고 원래가 보편적인 선협물 클리셰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분량 많고 선협 좋아하신다면 '선역'을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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