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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리뷰

마녀 사용설명서 - Er Mu

by 얼음렌즈 2020.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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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정확한 리뷰를 하기 위해 중요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가 : Er Mu


진행 상황 : 총 1040화 /완

소개글 :
며칠에 걸친 야근으로 인해 기절하듯 잠이 든 평범한 직장인 정석.

하지만 단잠에서 깨어나 보니 사람들은 자신을 왕자라 부르고, 눈앞에서는 마녀 사냥이 펼쳐진다. 
중세의 야만적인 풍습을 직접 목도한 정석은 얼떨결에 마녀를 구하고, 야만과 비합리로 가득 찬 세상을 바꾸리라 마음먹는다.

그러나 자신이 구한 것이 화염을 뿜어내는 진짜 마녀라는 사실에 정석은 또 한 번 경악을 금치 못 하는데…

21세기 직장인과 신비한 마녀의 만남, 치열한 왕위 쟁탈전 속에서 크렘 왕국의 4왕자 로렌 윔블던으로 살아가게 된 정석은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마녀 사용설명서 표지 1

 

 

 

마녀 사용설명서 표지 2

 

 

 

 

줄거리 :
현대인 정석은 어느 날 갑자기 크렘 왕국의 4왕자 로렌 윔블던이 되어버린다.

그가 눈을 뜬 중세 분위기의 세상에선 마녀 사냥이 펼쳐지고 있었고, 당연히 이를 미신이라고 생각한 그는 사형당하기 직전의 한 마녀를 구한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정말 화염을 다룰 줄 아는 마녀였고, 또한 로렌은 이 세상엔 그녀와 같이 신비한 힘을 다루는 마녀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인공 로렌은 놀라운 마녀의 힘과 자신의 현대 지식을 이용해 세상을 바꾸고자 결심한다.

 

 

 


장점 :
1. 이 소설은 판타지 소설에 자주 나오는 소재인 영지물에 차원이동한 현대인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계몽물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공계 출신인 정석은 자신의 현대 과학과 각종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증기기관, 총, 상수도 시설, 난방 시설 등등 여러가지 현대식 문물의 설계도를 제작하고 마녀들의 신비한 힘을 이용해 그 물건들을 제작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시작하죠.

현대인이 중세인을 이끌고 깨우치게 만드는 계몽물이 기본 설정이다보니 등장인물들이 현대적 문물들을 보고 놀라는걸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실 현대 문물을 중세시대에 대뜸 구현하는건 불가능하지만 이 소설은 마녀들의 능력을 이용해서 현대 문물을 제작하고 발전시킨다는 설정을 갖고 있기에 여기에 개연성을 부여하죠.

마녀들도 불을 다루는 마녀, 치유 능력이 있는 마녀, 비행 능력이 있는 마녀, 원거리 탐지가 가능한 마녀, 과거 영상을 투영할 수 있는 마녀, 식물에 간섭할 수 있는 마녀, 물체에 자성을 부여할 수 있는 마녀 등등 아주 다양한 능력을 갖춘 신비한 존재들이라서 현대 문물 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마녀들의 힘을 통해 점차 자신의 영지를 발전시킨 주인공은 혼란스러운 왕국을 평정하고 자신의 기반을 굳건히 하죠.

그 과정에서 총화기와 대포로 기사들을 완전히 박살내버리고, 현대식 시설과 장비를 통해 판타지 세계 현지인들을 경악시킵니다.


2. 이 소설은 단순히 현대 문물 도입해서 사람들을 계몽시키고 끝이 아니라 세상과 종족의 운명에 관한 커다란 비밀이 등장합니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악마라는 종족이 등장하고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게 되죠.

주인공은 현대식 무기와 마녀들의 힘을 이용해 그들을 격퇴하면서 조사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단순한 괴물이 아닌 나름의 문명과 사회 체계를 갖췄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점차 악마, 인간에 천해계라는 또다른 종족이 얽혀 고대의 유물을 통해 종족의 승격을 이루고자 하는 전쟁이 벌어지고, 세상의 관리자라는 초월적인 존재까지 등장합니다.

아무튼 점점 스케일이 커지고 꿈 속 세계, 의식계 등의 복잡하고 재밌는 설정들이 스토리 전체에 걸쳐서 서서히 드러나는 것도 이 소설의 재미 요소라고 생각되네요.


3. 주인공이 핵무기를 개발합니다.

상식적으로 어떻게 만드나 싶지만 마녀의 힘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우라늄 발견하고 정제하고 연구해서 결국 핵폭탄을 만드는데 성공하죠. 심지어 사용도 합니다.

특히 핵폭탄 터지는 묘사를 볼 때 정말 흥미진진 하더군요.

 

 

 


단점 :
1. 영지물과 계몽물의 특성상 제 3자의 입장에서 주인공의 업적을 평가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보니 필연적으로 엑스트라가 많아집니다.

거기다가 소설 초반부부터 크렘 왕국 정세의 변화를 묘사하기 위해 여러가지 인물들의 시점에서 스토리를 진행시키죠.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비중이 줄어들고 굳이 없어도 될만한 사족이 많아지게 됩니다.

이 부분은 보는 사람에 따라 괜찮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다른 인물의 시점을 쓰더라도 좀 적당한 선에서 간결하게 묘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많이 아쉬웠죠.

생각, 인물관계, 현재 상황, 지금까지의 간단한 인생여정 등등 그냥 엑스트라에게도 너무 많은 설정과 분량을 할애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등장하는 웬만한 인물들은 다 주인공과 연관이 있긴 합니다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어차피 조연조차도 안되는 비중의 엑스트라들인데 뭘 이렇게까지 자세한 설정을 부여했나 싶더군요.


2. 중반부까지는 시원하게 쭉쭉 진행되던 스토리가 악마와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세계와 종족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슬슬 막히기 시작합니다.

악마들도 강력한 종족이라 현대 화기를 이용해도 여러모로 막힐 때가 많고, 꿈 속 세상에서도 신의 사자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등장하는 등 경우에 따라선 답답해지는 스토리가 나오죠.

중요한 설정과 스토리를 풀어야 하는 만큼 이해는 가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거칠 것 없이 죄다 쫙 밀어버리는걸 좋아하는지라 이런 식으로 이리저리 빙빙 돌며 꼬아대는 내용은 개인적으로 지루하더군요.


3. 마녀의 힘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현대화가 보는 사람에 따라선 단점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사실 현대 시설과 문물의 제작은 기반이 되는 현대 지식을 주인공이 사람들에게 알려줬기에 가능한 것인데, 아무리 이공계 출신이라고 한들 증기기관부터 화승총, 각종 시설, 물리와 화학 교재의 내용 등등 이런 수많은 지식들을 멀쩡하게 가지고 있을 수는 없죠.

상식적으로 한 분야 정도나 제대로 구현해도 잘 했다 싶을텐데 주인공은 뭐 순식간에 이것저것 쭉쭉 개발하고 만들어나갑니다.

더구나 현대식 인구관리 체계와 사회 운영 시스템을 일부 도입해서 영지를 운영하는데, 별로 문제가 생기지도 않고 잘만 적용되는 것도 좀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왕이 과학자와 공학자를 겸임하면서 별 문제 없이 영지를 다스릴 수 있다는건 소설 전개를 위해 의도된 점이라 생각됩니다.

 

 

 

 


총평 :
오랜만에 판타지 영지물, 계몽물을 봤는데 마녀 설정이 있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소설이라도 그냥 중세 판타지에선 절대로 구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 현대식 문물을 마녀라는 존재를 통해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더군요.

단점을 이래저래 쓰긴 했지만 주인공 이외의 인물들 시점이 분량을 너무 많이 차지하는걸 제외하면 나머진 읽는데 큰 문제가 없었죠.

또 개인적으로는 핵폭탄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판타지, 영지물 좋아하신다면 이 소설을 정말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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