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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설 리뷰

일검독존 - 청란봉상

by 얼음렌즈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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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정확한 리뷰를 하기 위해 중요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가 : 청란봉상

장르 : 무협

진행 상황 : 총 500화/연재중

소개글 :
엽가의 세자였던 엽현. 

수많은 전쟁에서 공적을 쌓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가문의 배신이었다. 

이에 엽현은 단전마저 파괴되고 만다. 

절망의 순간. 

모친이 남긴 반지를 통해 엽현은 새로운 수련을 할 수 있는 신비로운 공간을 넘나들게 된다. 

검으로 단전을 대신하는 신비로운 수련법! 이제 남은 건 가문에 대한 피의 복수!

엽가를 뛰어넘어 강국(姜國)최고의 고수가 되기 위한 엽현의 여정이 시작된다.

 

 

 

 

 

 

 

일검독존

 

 

 

 

 

줄거리 :
엽가에서 조실부모하고 여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엽현은 가문 내의 권력다툼에 휘말려 지위를 박탈당하고 내쫓길 위기에 처한다.

그러던 중 엽현은 우연히 어머니의 반지를 통해 계옥탑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곳에서 강력한 존재인 천녀를 만난다.

그녀에게서 무공을 배우며 강해진 엽현은 자신을 압박하는 엽가를 무력으로 찍어누른 뒤 여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 청목학원으로 여정을 떠난다.

 

 

 


장점 :
이 소설은 생각을 하면서 볼 필요가 없는 극한의 사이다 일변도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가문에서 어렸을 때부터 거칠게 성장한 터라 10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죽이기를 밥먹듯이 하는 살인마기 때문이죠.

물론 미치광이마냥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건 아니지만 누구든 자신과 적대관계라고 생각되면 미치광이 못지 않게 가차없이 죽여대더군요.

그래서 엽가 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며 적대관계가 된 또래 소년을 다짜고짜 죽여버리거나, 산 속에서 자신에게 다가온 어떤 소저를 죽여버리거나, 창란학원에 입학하고 청목학원 인물들을 끊임없이 죽여버리는 등 피의 길을 걷죠.

전체적인 스토리도 주인공이 어쩌다가 누군가와 원한을 맺게 되고 그 원한 때문에 자신을 죽이러 온 적들을 계속해서 죽이면서 강해지는 내용입니다.

워낙 주인공이 쌈박질 하면서 사람을 죽여대는 내용이 많다보니 계옥탑이나 천녀 등 이런저런 떡밥은 있긴 하지만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가 않을 정도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막나가는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후술할 단점 때문에 상당히 별로였습니다.

 

 

 


단점 :
1.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님.

엽가 시절에야 도입부이니 이해하지만 엽가를 떠나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고 나서도 주인공은 계속해서 타의에 의해 휘둘립니다.

당장 주인공 본인만 놓고 봐도 계옥탑과 천녀로부터 무공과 검을 받았지만 결국 도칙을 찾고 탑 내의 죄수들을 굴복시켜야 하는 등 당장 해결하지도 못할 시한폭탄 같은 문제가 쌓여있습니다.

그런데다가 어떤 파티에서 권력가 인물과 시비가 붙은것 때문에 청목학원 입학이 취소되고, 다 망해가는 경쟁사인 창란학원에 입학했더니 청목학원 전체와 원수가 되어버리죠.

뿐만 아니라 청목학원 학생들을 죽여댔더니 원한이 점점 커져서 이젠 청목학원이 다른 지점 청목학원과 암계라는 살수조직을 끌어들여 주인공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스케일이 국가 급으로 커져서 이젠 제국마저도 주인공의 나라인 강나라를 침공하는 등 매번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바쁘더군요.

물론 시련을 겪으면서 주인공이 점차 강해지고 활약도 많이 합니다만 사람 왕창 죽이면서 약탈하는게 고작이라 이 세계관엔 현재의 주인공보다 강한 고수들이 엄청 많다는걸 감안하면 근본적으로는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죠.

똑같이 사람 죽여대고 위기를 맞이해도 계략을 써서 능동적으로 상황을 주도하고 판을 뒤집어버리는 '중생지마교교주'나 '시스템 강호지존'의 주인공들과 비교하면 많이 아쉬운 주인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2. 병약한 여동생 캐릭터와 인질 전개라는 뻔한 클리셰.

주인공에겐 엽령이라는 병약한 여동생이 있는데 가문에서 주인공이 지위를 유지하려고 한 것도, 청목학원에 입학하려던 것도 다 여동생의 증세를 완화시키고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워낙 여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주인공이라 누군가가 엽령에게 모욕을 가한다면 절대 참지 않고 곧바로 공격을 할 정도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동생이 발단이 되어 시비가 붙고, 그 시비가 커져서 원한이 되어 주인공이 피의 길을 걷게 되는 전개는 필연적이더군요.

더구나 청목학원의 교수격 인물들이 주인공을 함정에 끌어들이려고 여동생을 납치해서 협박하기도 합니다.

이런 설정이나 전개 자체가 잘못됐다는건 아니지만 위에서 쓴 주인공이 상황에 휘둘린다는 단점과 합쳐지니 참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주인공이 타의에 의해 행동을 강제당하더군요.

나중에는 엽령이 어떤 강력한 단체에 스카우트되어 주인공을 떠나긴 합니다만 그 전까진 상당히 답답한 전개를 만들어내는데 단단히 한 몫 하죠.


3. 너무 강해서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압도해버리는 천녀.

사실 제가 봤을땐 이 천녀라는 캐릭터가 제일 큰 문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설 전개와 주인공의 캐릭터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계옥탑의 수호령같은 존재인가 했지만 알고 보니 현실에 실체화가 가능한 이 천녀는 강력함이 끝을 모를 정도더군요.

도저히 주인공이 상대할 수 없는 강력한 고수가 나타나면 주인공은 천녀를 찾고, 그러면 천녀가 등장해서 일검에 죄다 썰어버려서 상황이 끝나버립니다.

뭐 말로는 더이상 실체화 했다간 계옥탑에 문제가 생겨서 이제는 못 도와준다 어쩐다 그러는데 막상 정말로 필요할땐 또 실체화를 해서 힘을 써주니 아무리 주인공에게 위기가 닥쳐도 긴장감이 하나도 안생기는 주요 원인이 되죠.

거기다 천녀의 강력함을 아는 엽현도 마치 도라에몽을 찾는 진구마냥 천녀님 천녀님 하면서 칭얼거리기 바쁘다보니 도대체가 주인공이 천녀인지 엽현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더군요.

애초에 주인공이 익히는 무공부터 천녀가 준 데다가 계옥탑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도칙을 찾는 것 등 소설 진행에 핵심적인 부분은 죄다 천녀가 지시하는대로 하는지라 엽현이 상황에 끌려다닌다는 인상을 더욱 강하게 줍니다.

또한 엽현이 청목학원과 암계라는 초거대 조직들을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천녀가 힘을 써서 주인공보다 2단계 이상 강력한 고수들은 나서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어서 솔직히 많이 황당합니다.

원래라면 주인공은 강력한 고수들에 의해 진작에 죽었어야 했겠지만 천녀 덕분에 비슷한 수준의 적들만 만나면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강해질 수 있게 된 셈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인공이 강해져서 활약을 하는 것도 천녀라는 어마무시한 뒷배가 있으니 가능했던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혀 본인이 주도적으로 성장한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고요.

이 천녀라는 캐릭터 하나 때문에 소설 전개가 좌우될 정도니 엽현이 엄마 찾는 아이마냥 주인공으로서 자립하지를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총평 :
주인공이 거칠것 없이 죽여대고 막나가는 소설이지만 천녀의 존재와 수동적인 주인공 때문에 하차한 소설입니다.

초반부에 천녀가 힘을 거의 발휘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주인공이 막나가는 걸 보면서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점차 내용이 진행되면서 많이 실망감이 들었죠.

차라리 주인공이 저렇게 강했으면 흔한 먼치킨 소설을 보는 느낌으로 잘 봤을텐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주인공도 아니면서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사기적인 캐릭터를 이렇게 소설에 개입시킨 건지 참 보면서 이해가 안되더군요.

천녀는 존재감이랑 소설 전개를 혼자 장악했는데 정작 주인공 엽현이 하는 짓은 이모양이니 아무리 시원하게 싸우고 죽이는 소설이라지만 더이상은 못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천녀라는 사기 캐릭터를 감안할 수 있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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